요약

국제 컨퍼런스 발표 하나를 준비하면서 한글 발제문(hwpx) → 발표자료(PPTX) → 영문 발제문(Word) → 영문 슬라이드(PPTX) 네 가지를 AI와 함께 한 세트로 만든 과정이다. 원천은 인수위원회 검토용 사업계획서 두 건이었고, 조직·예산처럼 미확정인 부분은 빼고 사업 내용과 원리만 남기는 것이 조건이었다. 핵심은 세 가지다. ① 사람이 손으로 고친 판본을 AI가 다시 읽어 차이를 먼저 대조하게 할 것, ② 슬라이드는 “글자를 줄이지 말고 문장을 줄인다”는 규칙을 15pt 하한으로 강제할 것, ③ 영문판은 한글판을 그대로 옮기지 말고 처음부터 25% 짧게 압축 번역할 것.

왜 이 기술인가

발표 준비는 늘 같은 내용을 네 번 다른 그릇에 담는 일이다. 발제문을 쓰고, 그걸 요약해 슬라이드를 만들고, 다시 영어로 옮기고, 슬라이드도 영어로 다시 만든다. 사람이 하면 판본이 어긋난다. 발제문에서 고친 문장이 슬라이드에는 남아 있고, 영문판은 고치기 전 한글을 번역한다. AI에게 맡기면 빠르지만 다른 함정이 생긴다. 한글 문서는 표가 쪽 경계에서 잘리고, 슬라이드는 글자가 카드 밖으로 넘치고, 영문은 길어져서 판이 깨진다. 이 기술은 그 두 종류의 어긋남을 절차로 막는다.

단계별 따라하기

1단계. 원천 문서에서 “다룰 것 / 다루지 않을 것”을 먼저 표로 확정한다

원천 hwpx 두 건을 텍스트로 덤프해 AI에게 읽힌 뒤, 발표에서 다룰 범위를 표 하나로 확정한다. 이번에는 “조직체계(부서·팀·인원)와 예산(총사업비·지원단가·출자출연 규모)은 미확정이니 제외”가 조건이었다. 이 표를 발제문 1장과 슬라이드 목차 장에 그대로 싣는다. 청중에게도 “이 자료는 논의 단계의 구상”이라는 성격을 먼저 알리는 효과가 있다.

정량 목표(개소 수)는 예산이 아니므로 남기되 “검토안”이라고 표기했고, 금액은 참고 사례(구양리 월 50만원 배당 목표)를 빼고 전부 지웠다. 이런 경계 판단은 AI가 대신 해줄 수 없으니 사람이 정해 주어야 한다.

2단계. 한글 발제문을 표 중심으로 조립하고, 한글로 실제 열어 검증한다

발제문은 기존 공론장 발제문을 서식 템플릿으로 삼아 생성기로 조립했다. 열거·비교 항목은 모두 표(hp:tbl)로, 표 앞에 짧은 설명 문단을 붙인다. 지켜야 할 규칙 네 가지가 있다.

  • 본문과 표 셀 모두 12pt.
  • 표는 “자리차지”(treatAsChar=0)로 넣어야 쪽 경계에서 나뉜다. 글자처럼 취급하면 표가 통째로 다음 쪽으로 밀리고 넘치는 행이 잘린다.
  • 표 폭은 본문 폭 이하(이 템플릿은 46490).
  • 여러 문단이 든 셀에는 ”- ” 항목 기호를 자동으로 붙여 항목 경계가 보이게 한다.

만든 뒤에는 반드시 한글로 실제 열어 쪽수를 재고 PDF로 뽑아 눈으로 본다. XML이 유효해도 열리지 않는 경우가 있고, 표 분할은 열어봐야만 확인된다. 사용자의 한글이 이미 떠 있으면 새 프로세스로만 측정하고 기존 창은 건드리지 않는다.

3단계. 슬라이드는 “15pt 하한 + 문장 압축”으로 만든다

처음 만든 슬라이드는 카드 안에 글자를 다 넣으려고 폰트를 11pt에서 8.5pt까지 자동으로 줄였다. 발표장에서는 읽히지 않는다. 그래서 규칙을 뒤집었다.

  • 본문 폰트 후보를 17, 16, 15로 두고 그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게 한다.
  • 안 들어가면 프로그램이 “넘침”을 표시한다. 그때 하는 일은 폰트 축소가 아니라 문장 압축이다. 15pt 2열이면 열당 카드 2개, 카드당 불릿 2~3개, 불릿 한 줄 55자 이내가 기준이다.
  • 8행짜리 비교표는 4행씩 두 장으로 나눈다. 밀도가 높은 장(금융)도 두 장으로 쪼갠다.
  • 카드 제목·리드·각주까지 전부 15pt 이상으로 맞춘다.

그 결과 17장이 19장으로 늘었지만 어느 장도 넘치지 않았다. 검증은 PowerPoint로 전 장을 PNG로 뽑아 눈으로 본다. 텍스트 넘침은 프로그램 추정만으로는 잡히지 않는다.

4단계. 사람이 고친 판본이 있으면 그것을 원문으로 삼는다

발표자가 한글 발제문을 직접 고치고 슬라이드도 PowerPoint에서 손질해 제출본 PDF를 만들었다. 영문판을 요청받았을 때 내 빌더의 원고가 아니라 제출본 PDF의 텍스트를 뽑아 원문으로 삼았다. 실제로 제출본에서만 바뀐 것이 있었다. 실증 시작 연도가 2026에서 2027로, 지원 대상에 “시군구 시민공동체”가 추가되고, 마무리 장에 “사회연대경제과 중심 민관거버넌스” 문장이 들어갔고, 출처 각주가 빠졌다. 빌더 원고를 번역했으면 넷 다 놓쳤다.

한글 파일이 한글 프로그램에 열려 잠겨 있으면 공유 읽기로 복사본을 떠서 덤프한다. 사용자에게 파일을 닫으라고 하지 않아도 된다.

5단계. 영문판은 그릇을 바꾸고, 처음부터 짧게 쓴다

  • 발제문 영문판은 hwpx가 아니라 Word(docx)와 PDF로 만든다. 외국 청중은 한글 파일을 열 수 없다. A4, Calibri 11, 머리행 음영 표, 쪽번호까지 같은 구조로 옮기면 11쪽이 나온다.
  • 슬라이드 영문판은 한글판을 그대로 번역하면 문장이 25% 길어져 카드가 넘친다. 처음부터 압축 번역으로 쓰고, 넘침 표시가 나도 렌더한 그림을 보고 판단한 뒤 줄인다.
  • 용어는 한 번 정해 문서와 슬라이드에 같이 쓴다. 이번 세트의 대응표: 시민주권 공동체 자산 형성 = Citizen-Sovereign Community Wealth Building, 마을월급 = Village Salary, 햇빛소득마을 = Sunlight Income Village, 공동체이익회사 = Community Interest Company (CIC), 시민기금 = Citizen Fund, 연대지능 AI 활동가 = Solidarity Intelligence AI Activist, 지산지소 = local production, local consumption, 관계인구 = non-resident stakeholders. 발표자 영문 표기는 본인이 확정한 프로필을 그대로 쓴다.
  • 원문의 부정확한 표현은 번역에서 바로잡고 보고한다. “상환 없는 영구출자”라고 쓰인 영국 커뮤니티 주식은 실제로는 양도 불가·가치 상승 없음·조합 재량의 액면가 인출형이라 영문에서는 “withdrawable, non-transferable capital”로 옮기고 그 사실을 알렸다. 발표자는 한글 슬라이드도 그 문구로 고쳤다.

교훈

  1. 경계는 사람이 정한다. “예산 제외”가 어디까지인지(정량 목표는 남기고 금액은 지운다)는 AI가 판단할 수 없다. 첫 단계에서 표로 확정하고 문서에 실어라.
  2. 글자를 줄이지 말고 문장을 줄인다. 15pt 하한을 프로그램에 강제해 두면 “넘침”이 곧 “압축할 곳”을 알려 준다.
  3. 손으로 고친 판본이 최신이다. AI가 만든 원고와 사람이 고친 제출본은 반드시 어긋난다. 후속 작업은 제출본을 다시 읽는 데서 시작한다.
  4. 영문판은 번역이 아니라 재작성이다. 길이·파일 형식·용어를 처음부터 영문 기준으로 잡아야 판이 깨지지 않는다.
  5. 번역은 사실 검증의 기회다. 낯선 개념(커뮤니티 주식, 메자닌)을 영어로 옮기다 보면 한글 원문의 부정확한 표현이 드러난다. 고치고, 알려라.

참고

  • 원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인수위원회 검토용 「재생에너지 사업 기반 기본사회 전략 — 시민주권 공동체 자산 형성」 사업계획(2026. 7.), 한국에너지공단·REN21 「2026 커뮤니티 에너지 국제 컨퍼런스」 개최 계획(안)
  • 산출물: 한글 발제문 10쪽(hwpx·PDF), 한글 슬라이드 19장(PPTX·PDF, 16:9), 영문 발제문 11쪽(docx·PDF), 영문 슬라이드 19장(PPTX·PDF) — 2026-09-12~14
  • 도구: python-pptx, python-docx, pymupdf, PowerPoint·Word COM, 한글 COM(쪽수 측정), 사교원 스킬 hwpx-powershell-edit(경로 D·F, 표 분할 규칙)·pptx-lecture-deck(8절 컨퍼런스 모드)
  • 관련 문서: AI로 만든 PPT의 16:9 규격 함정과 정정법, AI와 함께 한글문서 빨간펜 교정하기
  • 문서 정리 = 데카(deka2026)